부주상골증후군... 이유를 알 수 없는 족부 통증의 숨은 복병
부주상골(Accessory navicular bone)은 발목 주변에 있는 ‘액세서리 뼈(부골)’ 들 중 복숭아뼈 밑의 부골과 함께 자주 문제를 일으키는 부위 중 하나이다. 발목과 엄지발가락을 연결시켜 주는 주상골 안쪽에 위치하며, 발목 주변의 힘줄들 중 아킬레스힘줄(몸 전체에서 1등)을 제외하고 가장 힘이 센 후경골건이라는 힘줄이 붙는 뼈이다. 후경골건은 경골이라는 다리 가운데 두꺼운 뼈의 바로 뒷쪽으로 지나가는 힘줄이기 때문에 '후경골건'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부주상골증후군은 보통 신체 활동량이 많아지는 10~15세 사이에 많이 나타나며, 특히 줄넘기나 트램폴린놀이를 한 다음 잘 발생한다. 뼈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평생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으나 발목염좌나 골절과 같은 외상으로 주상골과 부주상골 결합 부위가 충격을 받거나 부주상골 압박이 심해지면 빨갛게 붓거나 발 아치의 중앙부를 따라 뚜렷하지 않은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최근에는 단화나 캔버스화처럼 발 안쪽 부주상골에 스트레스가 집중되는 신발을 신는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빠르게 환자가 늘고 있다.
부주상골은 육안으로 관찰이 어렵기 때문에 '원인 모를 발목 통증 혹은 복숭아뼈 통증'으로 방치하여 나중에는 후경골건 기능장애와 같은 심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후경골건은 발바닥 아치를 유지시켜 주고 발목의 정상적인 굴곡을 돕는 힘줄로 원래라면 끝이 주상골에 부착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부주상골이 있는 사람은 주상골과 부주상골에 힘이 분산되며 힘줄이 불필요한 힘을 계속 쓰게 되므로, 후경골건 기능장애, 후천성 평발, 체중 부하 불균형 등으로 인한 심각한 관절 합병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
보존적 치료가 가능한 단계에서는 물리치료와 함께 발목 근력 강화 및 밸런스 운동, 휴식 등을 통하여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 또 발바닥에 아치를 받쳐주는 깔창을 활용하고 기능성 재활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경우에는 부주상골을 제거하거나 유합시키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랜 임상 경험 상 수술(부주상골 절제술 및 후경골건 재부착술)은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아 본원에서는 되도록 추천하지 않고 있으며 주사 요법 등으로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고 힘쓰지만 어쩔 수 없이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대게 바쁜 직장인들이 수술까지 가는 경우가 많은데 잘 쉬어주기만 해도(3~6주) 해결되는 문제를 미루다가 몇 배나 되는 수술 후 회복기간(3~6개월)동안 고생하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 비용은 또 어떠한가..
수술은 부주상골을 제거하고 후경골건을 원래 있을 자리, 즉 주상골에 다시 붙여줘야 하는데, 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이내이지만 수술 후 재활에 걸리는 시간이 워낙 길고, 조심해야 할 점들이 많으므로 아무쪼록 정확한 진단과 확실한 치료 협조를 당부드릴 뿐이다. / 김현철 유나이티드병원 하남본원 대표원장